오늘은 코로나로 인하여 아무도 만날 수 없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에서 인류의 흔적을 찾기위해
곤지암스키장을 방문해보았습니다
역시 리조트 입구에는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있어 기분이 좋읍니다. 잘 정리된 언덕길을 올라가다보면, 골프클럽과 리조트로 나뉘는 갈래길이 나옵니다.
우리는 오른쪽으로 가면 되요.
이 언덕길은 생각보다 언덕인데, 겨울에 종종 날이 따듯해졌다가 오후에 얼게되면 꾀나 빙판이 잘 졌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차량사고가 몇번 나서 차주들이 리조트측에 강한 항의를 하고 보상문제가 오고가니, 몇개월 이내 빙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아예 아스팔트 아래 열선을 깔아놓은 걸로 알고있습니다.
역시 LG는 다릅니다!
간만에 찾은 스키하우스. 시즌락커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저 위로 보이는 배낭을 봐서는 누군가 오긴 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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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병으로 인한, 거리두기 팻말.
팻말을 피해 자리에 앉아봅니다.
회원전용 락커에 위치한 부츠 히팅기입니다.
스키부츠의 경우, 쉘(SHELL) 즉 부츠 갑피가 온도에 따라서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따듯한 곳에 두고 있으면 말랑해져 신기 편해지고, 차가운 곳에 있으면 갑피가 딱딱해져 신기 매우- 어렵습니다. 어렵다기보다 불가능이 될 수도 있어요. 신다가 땀범벅이 되어 빡치게되는 경우는 늘 발생해 자주 봅니다 . 거의 일상이죠! 저도 그렇구요.
스키어들이 스키를 타면서 가장 직접적으로 고통받는 것이 바로 부츠와 발의 궁합인데요. 궁합이 안맞으면 부츠 성형까지 갈 정도로 중요하답니다. 스키와 신체를 연결해주는 장비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기도 하구요.
아무튼 부츠를 위한 이러한 히팅기라는 기계도 있답니다. 재밌죠?
회원락커는 락커의 크기가 위아래로 길쭉하답니다.
락커를 열면, 왼쪽에는 길쭉하게 스키를 보관 할 수 있고, 오른쪽에는 선반으로 공간이 3개 정도로 나눠져있어 상단에는 옷을 걸 수 있고 하단에는 부츠와 헬멧과 같은 장비를 넣을 수 있는공간이 존재해요.
거울과 간이 화장대도 있어서, 스키매니아라면 회원락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희 락커를 사진찍어봤는데, 가족 락커기에 안에 내용물이 좀 지자분하고 사생활이 있으니 락커사진은 패스!
밖으로 보이는 락커는 1일 이용객들이 이용하시는 일반락커 입니다.
하루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미니 락커도 충분해요!
자 장비도 픽업하고 옷도 갈아입었으니, 사람들 찾으러 슬로프로 올라가볼까요?
오늘은 입구 기계가 고장나서 직원분들이 따로 직접 시즌권을 검사하시네요!
입장을 위해서는 꼭! 마스크를 껴야한답니다.
저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반다나로 한번 더 얼굴을 막아 좀 더 안전하게 착장했습니다.
안그래도 스키장 어려운 시즌에 누군가로 인해서 모두가 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이죠. 스키리조트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1년에 시즌 3-4개월로 매출이 발생하는데, 이로인해 영업을 못하게 되면 일반 자영업자들 보다 좀 더 피해가 크답니다.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면 안되겠죠?
실제로 스키어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조심하고 있고,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스키어나 보더가 있다면 굉장히 비난하거나 직접적으로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다들 본인 시즌권이 걸린 일이니 더욱 그렇겠죠)
첫슬로프 올라가는 중입니다.
사실 오늘 곤지암리조트를 찾은 이유는 요녀석이랍니다.
제가 엄청나게 갖고싶던 녀석인데, 중고로 찾다찾다가 포기했을 시점, 부모님께서 직접 직구하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난테 말도 안하고!) 그래서 시승하러 왔답니다 🤣
아무튼 있다가 좀 더 이야기하도록 하고,
곤지암리조트 리프트는 다른 리조트 리프트랑 좀 다른데요, 등받이 쪽과 엉덩이 시트 쪽이 딱 붙어 막혀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소지품을 마음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답니다. 원래 다른 리조트 리프트는 다 뚫려있어서 꼭 소지품을 그냥 두면 굴러서 아래로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꼭 붙들고있어야 한답니다.
아무튼! 거리두기로 인해서 리프트는 총 6인승이지만, 3인승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렇게 제 폴과 장갑을 아무케나 벗어던져두고 사진을 찍을 수 있죠. (하지만 마스크는 안돼!)
사실 곤지암리조트는 원래 손님이 많이 없어서 강제 거리두기하는 곳이랍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줄서서 리프트를 탄 적이 드물 정도로(땡스키 때 빼고!) 쾌적하기로 유명했어요. 그래도 확실히 거리두기 하는 모습이 당연하지만 더욱 쾌적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리조트 처럼 인파가 몰린데다 거리두기로 인해 줄이 밀리는 일도 없고.. (그러나 슬로프가 보더나 프리스키어들이 즐기기엔 너무나도 선비스럽고 재미가 없죠 곤지암은 인터스키어에게 최적화 된 스키장인 것 같네요)
아니 그런데 사람은 어디있는 거죠? 제 두눈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곤지암리조트 10년차인데 이런 광경은 처음봐요. 하루에도 1만명 남짓한 고객들이 입장하던 곤지암리조트였는데, 아무리 코로나 특수라지만 오늘 같은날은 좀 심하네요.
날씨까지 꾸리꾸리하니 완전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같습니다.
이렇게 사람 없는 날, 슬로프 한켠에서 스키를 벗고 찰칵찰칵 사진을 찍어봅니다 🤣
20/21 신상은 아니지만, 19/20 시즌의 피셔 월드컵 모델 RC 4SC 입니다. 정상가 170만원 남짓으로 알고있는데, (아닐수있습니다!!!!!! 정상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아무튼 직구를 통해서 899유로로 구매한 녀석입니다. (부모님이)
형광색 바닥이 아래 눈에 비춰져 마치 눈이 형광색으로 발광하는 것 같아 너무 이쁘지 않나요?!
19/20시즌에 워낙 잘 나온 모델이라 인기가 많아 지금은 중고시장에 매물도 안나오는 놈입니다. 최근 잘나가는 데몬 및 팀들이 해당 모델을 많이 신어서 더더욱 유행인 것 같기도했어요. 무조건 비싸고 좋은 장비를 탐하는 스키어는 아니지만, 장비와 스키어 사이에 어느정도의 궁합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무르거나, 가볍거나, 탄성이 좋거나, 낭창 거린다거나, 딱딱하다거나 무겁거나 등등..
이 녀석은 확실히 제게도 좋은 스키였어요.
월드컵 모델이라 매우 단단한 스키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부드럽고 (낭창대는 수준은 절대아님) 약간 샤프하면서도 컨트롤이 좋았어요. 제 키보다는 길이가 좀 더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덜 딱딱하게 느껴지고 눌림도 잘 눌리고 암튼 좋았습니다.
스키어에게 스키장비는 모두 상대적인 것입니다. 남들이 좋다고해서 나에게도 좋을 수는 없죠. 굉장히 좋다는 말이 많아 궁금했던 장비인데, 제가 직접 구매하지 않고 이렇게 가족찬스(?)로 타볼 수 있어서 좋네요!
종종 빌려타야겠습니다 아-싸.
그나저나, 곤지암리조트 괜찮은거죠?
이런식이라면 정설 비용도, 인건비도, 라이트 비용도 안나오겠어요. 어서빨리 코로나가 지나가서 모든 일상이 정상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주변에서 참 슬픈 이야기가 많이 들리더라구요. 아무래도 스키신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서, 주변에 아직도 지인들 소식을 많이 듣는데요. 여기서 자세히 다루기는 어렵겠지만, 같이 웃고 떠들고 함께 스키시즌을 보냈었던 스키어들의 실직, 사업 소식과 과거보다 훨씬 더 안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 해서 너무나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여하튼, 2시간의 짧은 스킹을 마치고 하산했습니다. 장비 물기를 닦고 락커에 잘 넣어두고 저는 짐을 챙겨 집으로 가야겠습니다.
전 직원 무조건 마스크착용, 그리고 1일 최대 입장인원 제한, 실시간 티케팅 건수 알림, 회원 락커 거리두기, 리프트 거리두기, 스키하우스 내 모든 식당 셧다운(물한모금 못마신답니다) 마스크 착용여부 확인 등...생각보다 곤지암리조트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었습니다.
최근 시즌 초에 있었던 스키장 논란이 있었던 강원권스키장 (리프트를 타려고 몇백미터 줄서있는 광경)에 비해서는 매우 준수했습니다. 일단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즌 초가 지나기도 했고 매스컴에 코로나 관련 입방아에 많이 오르내려 스키장 이용객이 많이 줄은 것도 한 몫했고(이건 강원권도 마찬가지), 곤지암리조트는 1일 방문자보다는 시즌권이용자의 방문률이 훨씬 더 높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는 오직 시즌권자만 입장 가능했고, 티케팅 해서 입장하는 1일 방문자는 12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답니다. 그 마저도 12시 이후에 사람이 더 없는 수준이었죠. 아무튼 오전시간엔 시즌권자들만 이용했기 때문에 그런지 오전시간대에는 차근차근 모두 거리도 잘 두고 마스크도 안내리시고 방역 문화가 잘 자리잡혀 보였습니다. 시즌권자들은 본인의 시즌권의 존폐가 엮여있기 때문에 스스로가 더더욱 방역에 민감하기도 했구요 .
어서 빨리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문화가 빨리 고착화되어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시즌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무조건 스키장을 방문한다고해서 너무 비난 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500명 1,000명 국지적으로 확진자가 확산되고 심각한 시기에는 자중하고 왠만하면 돌아다니는 걸 자제해야겠지만, 헬스장과 마찬가지로 스키장 또한 누군가의 삶의 배경이 되기도 하거든요. 1년의 매출을 짧은 3-4개월 안에 뽑아야하는 특수도 존재하고요. 실제로 주변지인들을 통해서도 많이 보고듣고 있답니다. 최대한 방문을 자제하는것도 베스트이겠지만, 확진자의 현황을 봐서 다소 많이 줄어들은 분위기라면, 최대한 방역수준을 지키고 조심하는 선에서 사람이 없는 평일 오전이나 데이타임에 2-3시간 짧게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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